요즘 먹는 약 때문인지 순간순간 굉장히 어지럽게 느껴진다.
사물이 늘어져보이면서 동시에 진하게 보이는데,
이 상태가 조금만 더 심해지면 가히 앨리스증후군이라고 해도
큰 거짓말은 아닐 것 같다.
에스컬레이터에 발을 내딛는 순간에도 아찔아찔,
정말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곤두박질 칠것 같은 그런 기분.
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스컬레이터로 오르락 내리락 했다.
어쩌면 이 상황을 소설에 써먹기 위해서 여러번 왔다갔다 했던 것 같기도 하다.
어쨌든 오늘 건진건 양산 한 개이다.
그다지 마음엔 들지 않지만, 그럭저럭 무난하기는 한.
사실 너무 어지러워서 열심히 고를 수가 없었다.
집에도 휘영휘영청 온 것 같다.
아무 생각없이 나물까지 세 종류나 사왔는데,
나물에 대해 책임을 져야겠다, 내일쯤에나. |